육아 휴직을 결정했다.
교육때문에 전학을 온 아이들도 예상외로 힘들어했고 나 역시 이제껏 두 아이 키우면서 육아휴직이란거 한번 없이 잘 버텼는데 그게 문제였는지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걸 이제야 감지했다.
성격도 좋고 친구들이 많았던 아이들이라 걱정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누가 아이가 초등학교 가면 편할거라고 했는가.
아이들의 세상이 더 복잡해지고 몸보다는 마음이 더 쓰인다.
차라리 어릴땐 다 어린이집에서 만나니깐 엄마가 당연히 회사가는 줄 알고는 아무말 안했다.
어쩌다 연차내고 집에 있는 날엔 목소리부터 들떠서는 괜히 어리광을 부려 맘이 짠했던게 다인데....
이제 학교를 가더니 다른 엄마는 왜 회사를 안나가지? 아~ 아빠 혼자 벌면 되는구나....
우리 엄마는 왜 나가지..학교 다녀오면 엄마가 늘 집에 있었음 좋겠고 하교때 마중나왔음 좋겠고..,등교도 집앞까지는 다른 아이들처럼 손잡고 인사도 나누고 싶어 했다.
출산하고 3개월만에 복직할때 친구들이 피도 눈물도 없다고 했었는데 요즘은 이런 아이 한마디 한마디에 왜 맘이 찢어지는지 모르겠다.
5학년인 첫째는 지금껏 잘 버텼는데 2학년 둘째가 영~ 아니다...
근데 버티고 버텨준 첫째가 더 안쓰럽기도 하다. 둘째야 찡찡거리고 자꾸 안기려하니깐 다 보듬어주었는데
첫째는 멀찌감치에서 쳐다만 보고 있다. 그러다 내가 다가가서 안아주면 등치도 큰 놈이 입이 자동으로 벌어지면서 영구처럼 웃고 있다.
회사동료들이 부럽단다..
이러면서 공통적으로 두가지 말을 한다.
첫째, 진짜로 1년 뒤에 오세요?
둘째, 1년 뒤에 오시면 제가 있을지 모르겠네요..ㅎㅎㅎ
요새 회사 오너도 바뀌고 합병하고 더 좋아진다는데 직원들은 변화에 신경이 곤두 서 있어 더 그런가 보다.
그리고 우스갯소리로 아이가 몇살이냐 묻더니 2학년, 5학년이라니깐 에이~~ 쉬러 가시는거네요..이런다.
5학년은 철 다 들었다 생각하나보다..마흔이 넘은 나도 아직 철이 덜 들었는데...
아직도 아이이고 나름 학교라는 사회생활에서 따를 안 당하려고 열심히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군분투하고 괴로워하고 엄마에게 어떻게하면 좋을까 끊임없이 도움을 청하고 싶어하는 아인데..
나는 회사 다녀오고 자기는 학원 다녀와서 저녁먹고나면 숙제하고 자기 바뻐 대화도 많이 못한게 미안하다.
그리고 나도 지쳐서 쉬긴해야될거 같다.
전에 받은 조직검사가 암은 아니지만 결과가 안좋아 수술날짜를 받아야한다.
큰건 아니라 시술이라고 해야되나...그래도 마취하고 찢는건 무섭다.
아침공기가 상쾌했다.
오늘 연차를 쓰고 집에 있으면서 휴직 예행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아이들이 전에 쓴 위시리스트를 보니 등교길 같이 나가는게 있어 방금 다녀왔다.
아니... 아침마다 출근할때와 같은 공기인데 오늘은 꽤~ 상쾌하다.
둘째한테 물었다..오늘 공기가 너무 상쾌하지 않아?
아니란다. 똑같단다..ㅎㅎㅎㅎ
예전에 퇴사하시는 분이 그랬다.
갑자기 아침공기가 상쾌해졌다고....
휴직을 하면 팀장님쪽 업무를 하던 걸 가기전에 정리라도 해드리고 싶어서 요근래 계속 찾았는데 본사에 가시고 얼굴이 너무 안좋으시고 해서 뒤로뒤로 미루던차에 어제 오랜만에 웃으시는거 같아 정리한걸 드렸더니 안해줘도 괜찮으시단다.
퇴사를 결정하셨단다.
오랜만에 얼굴이 너무 편해보이신다했더니...
근데 난 눈시울이 붉어졌다. 육아휴직하는 내가 괜히 미안했다.
한동안 할말을 잃어서 쳐다보고 있으니 팀장님도 눈이 붉어지시려고한다.
너무 큰 조직을 혼자서 이끌어가시면서 많이 지치셨을거 같다.
것도 중간관리자 몇명없이 신입들만 끌고 가시면서 여기저기 공격도 많이 받으시고 커버 쳐주시려고 노력도 많이 하셨다.
팀장님. 그동안 고맙습니다.건강하세요.
휴직전 이래저래 일도 많고 많은 감정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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