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전학에 대해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봅니다.
저희 큰애는 전학을 두번하고 지금 초등학교가 세번째예요.
제가 맹모라서 그런거보단 한번은 외국에서 살다가 들어와서 그렇게 되었고
나머지 한번은 학군을 보고 온 거죠.
성공적인(?) 전학을 위해서는 겪어보니 아래 3가지가 맞아야 될거 같아요.
첫째, 왜 전학을 하려고 하며 어디로 갈건가
둘째, 언제 전학을 하나
셋째, 전학 간 학급의 담임선생님
첫째, 둘째는 제 의지대로 할 수 있지만 세번째는 어쩔 수 없는 운에 맡기게 되는 부분이죠.
먼저, 왜 전학을 하려고하고 어디로 갈건가라는 목적이 분명해야될거 같아요.
전학이라는게 아이들 환경이 바뀌는 거라 분명 아이들에게는 큰 스트레스이니깐요.
첫번째 전학은 어쩔수 없이 한거라 언제 전학을 해야겠다는 시기도 못 정했고 목적도 없이
아이에게 미안해 최대한 적응시킬려고 노력(?) 만 했었는데....
결론적으로 빠르게 잘 적응해서 다행이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빠르게 잘 적응한건 셋째 담임선생님의 영향력이 젤 큰거 같아요.
제가 노력한거라고는 회사 월차 내고 아이 친구들을 집에 많이 초대하고 주말에는 학교 운동장에서도 같이 놀아준거.
어머니들 모임에 꼭 참석해서 교류를 많이 한거..뿐이였거든요.
첫번째 전학 간 곳의 담임선생님은 정말 정이 많으신 분이였어요.
제일 처음 아이를 보낸 날 수업이 끝나고 아이가 왔는데 선생님이 직접 손으로 학교생활과 반에서 자체적으로 하는 숙제나 행사들을 다 적어서 보내셨더라구요.
감동이다..하고 읽고 있는데 전화까지 주셔서 대표어머님 연락처도 주시고 아이 첫날 생활에 대해 얘기해주시는데...
유치원 이후로 이렇게 자세하게 해주시는 초등선생님이 또 계실까 우리 아이가 인복이 있구나 했죠..
두번째 전학은 한국생활이 적응되자 학군을 위해 정했고 회사와도 가깝고 경제적인 부분도 생각해서 목동으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그 언제라는게 생각처럼 딱 떨어지지 않더라구요.
전학할때 제일 좋은 시기가 학년 시작할때라쟎아요~
제일 안 좋은 시기가 중간에 들어가는 거. 것도 여름 방학을 전후로 들어가는거.
집이 생각대로 딱 빠지는게 아니라서 저희는 학년 시작하고 조금 있다 들어갔어요.
이미 학년 시작하자마자 전학 온 친구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저희 아이를 두번째 전학 온 아이로 부르는 친구도 있었어요.
이때 첫째아이와 둘째아이의 전학생 생활을 극과 극으로 나뉘게 된 결정적인 요소가 담임선생님이신거 같아요.
한 아이는 첫번째 전학만큼이나 정이 많으신 분을 만났어요.
나이도 있으셔서 베테랑이신지 과밀학급이라도 아이들 하나하나를 잘 컨트롤하시고 그래서인지 아이들도 착하더라구요.
아이가 첫날 수업을 듣는데 다른 아이들 앞에서 칭찬을 많이 하셨더라구요.
들으면서 느껴진게 전학생인 저희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릴 수 있게 조금 잘 하는 걸 크게 띄워주시고 칭찬해주셔서 존재감을 심어주시려고 하신거 같았어요.
쉬는 시간에는 어떤 걸 좋아하는지 물으시더니 다른 아이들 노는 곳에 넣어주시고....
이 아이는 제가 노력(?) 하지 않아도 바로 친구를 사귀고 학교생활도 잘 적응해서 뒤에 전학 온 아이의 어머니께 저희가 한달 전에 전학 왔었다고 하니 놀라실정도로 잘 지냈어요.
근데 다른 한 아이...
제가 이 아이때문에 휴직을 한거죠.
오히려 이 아이가 예의도 바르고 친구도 많았었고 성격도 좋아서 별 걱정을 안했었는데 학교 다니기 싫다고 하더라구요.
전학 간 첫날, 제가 잘 못 한거 일 수도 있는데 교과서를 다 가지고 가니 무거워서 가위나 풀..이런 교구는 안보냈어요.
근데 수업시간에 가위 쓸 일이 있었는데 선생님이 안가져왔냐고 짜증을 냈다고 하시더라구요.
아이 말을 다 믿을 수 없어서 준비물 잘 챙겨가자고 다음날 다 챙겨갔는데 그 다음 번엔 숙제로 뭘 내줬는데 무슨 말인지 그 반만 예전부터 하는게 있었는지 통~ 모르겠더라구요.
아이에게 모르는 건 선생님께 여쭤봐야한다고 하니깐 우네요..
선생님이 소리 지르셔서 무섭다고...헐....
전학오고 선생님 연락을 바라지는 않았지만 반대표 어머니 연락처도 모르고 나중에 들어보니 그분도 제 연락처를 나중에 들으셨다고...ㅠㅠ
그것보다 아이 가방이 늘 무거워서 사물함에 넣고 다니지..했더니 사물함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선생님이 알려줬는데 잊어버린거 아니냐고 하니깐 한번 물어봤는데 나중에 주신다고 그러고 잊어버리신거 같다고 다시 물어보기 무서워서 그냥 책 다 들고다닐거라고.
마침 상담기간이라서 갔을때 아이가 사물함이 어딘지 잊어버렸는지 책을 다 들고 다닌다고 하니 줬다고 그러시더라구요.
그래서 그럼 어떤건지 알려주시면 제가 오늘 좀 책을 받아왔는데 넣고 가고 싶다고 했더니 못 찾으시더니....
제가 안줬네요..하시더라구요.ㅠㅠ
그 분이 나쁘신게 아니라 아까 언급한 과밀학급...이 부분으로 힘드셔서 그런거라 마음 편하게 생각합니다.
대화중에 저더러 어머니..그러니깐 중간에 전학오심 여러모로 담임도 그렇고 힘들어요~ 학년 바뀔때 오셔야죠~~ 이러시더라구요.ㅠㅠ
속으론 그게 쉽나요..ㅠㅠ 했지만
그러게요..선생님~ 죄송합니다~ 했어요..
어머니 모임에 가면 담임선생님에 대해 말들이 많으시더라구요.
저도 아이도 맘 고생을 했지만 지금은 학년도 바껴서 좋은 선생님들을 다들 만났고
덕분에 제가 휴직도 하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이랑 시간도 많이 보내서 좋아요~~
사춘기인 첫째랑은 오히려 끈끈한 전우애 같은게 생긴거 같은..ㅋㅋㅋ
맘대로 안되는 세번째도 지내보니 시간이 약이더라구요.
그러니 그나마 자력으로 되는 첫번째, 두번째라도 확실히 계획하시는게 좋을 거 같아요.
전학을 계획하고 있을때 첫째 친구 엄마가 저한테 왜 전학까지 하면서 학군 좋은 곳에 가려고 하냐고 묻더라구요.
제가 어릴땐 몰랐는데 어른이 되서 보니 부모님께서 절 학군 좋은 환경에서 키우셨더라구요.
직접 경험해보니 단점보단 장점이 많았어요.
우선 학군이 좋다고 하면 아이가 공부를 잘했음 하는 바램이 있겠죠~
하지만 제 경험상 학군이 좋다고 다들 공부를 잘하진 않아요.
어디든 1등부터 꼴찌까지 있고 오히려 다른 지역에서 중간 할 아이가 거기에 가서 꼴찌가 될수도 있는 거죠.
저두 중학교때까지 상위권에서 논다고 생각(?) 했는데 고등학교를 가니 전국에서 공부 좀 한다는 애들이 다 모이더라구요.
거기서 다른 애들이 너무 잘하니깐 제가 하는 건 티도 안나고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했던거 같아요.
그러나, BUT!!
학군이 좋은 곳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 같이 공부하자라는 분위기가 많이 형성되고 특히 분위기에 잘 휘말리는 아들들은 많이 빗나가지 않아 적당한 테두리 안에서 그!래!도! 공부를 하더라구요.
제가 학교 다닐때 남녀공학이였는데 여자애들이 분위기 무시하고 놀면 놀았지...오히려 남자애들은 고분고분했던거 같아요.
그래서인지 고2를 기준으로 상위권에 남자애들이 더 많이 채워지더라구요.
그래서 첫번째, 그런 분위기에 휘말리게 하고 싶었던 것이고...
(제 욕심일 수 있죠...아들들 사고 안치고 좀 편하게 키우고 싶은..아들이 둘이쟎아요...신랑까지 셋..힘들어요.ㅠㅠ)
두번째, 주변 친구들이 다들 잘 되서 안정적으로 살고 있으니 서로 도움도 되고 만나면 반갑고 좋더라구요.
제가 외국에서 살때는 몰랐는데 한국에 들어오니 정말 한국만큼 학연, 지연 많이 따지는 나라도 없네요...
좋은 현상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한국에 사니 어쩔수 없는 부분인거 같아요.
그러나 꼭 학연, 지연때문이 아니더라도 주변 친구들이 잘 되어 있으면 그냥 보고 있어도 흐뭇하고 좋은 건 사실이예요~~
마지막으로 목동으로 전학와서 장단점을 몇가지 적어본다면
먼저, 장점.
친구들 사이에서는 전학생을 별로 특이하게 생각하지 않아 서로 어울리는데 거부감이 없었어요~
전학와서 일년 이상을 지내보니 정말 전학을 많이 오더라구요.
어머니 모임에 가도 저희는 몇학년때 전학을 왔어요~~
이런 분들 정말 많았지요^^;;
또 생각대로 좀 쎄게(?) 노는 아이들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공부하는 분위기이고 저희 아이들 주변에만 그런게 아니겠죠~
범생스타일이 많은거 같아요.
그래서 굳이 학원이나 공부에 대해서 많이 푸쉬를 안해도 끼리끼리 뭉쳐서 우선은 하는 분위기 같아요.
처음와서 첫째를 학원에 데려다 주고 나오는데 지나가는 아이들이 다들 단어장을 들고 다니면서 외우면서 지나가더라구요.
자전거도 있고 오토바이도 가끔 지나다니는데 저거 위험한데~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아이들한테 학원 시험이 대단한거구나..싶더라구요.
제가 맞벌이라 전학 한 후에 학원 투어라는 걸 했어요.ㅜㅜ
학원이 너~~무 많아서 다 돌진 못하고 집 주변으로만..ㅠㅠ
영어, 수학만 보내는데 거의 모든 학원이 정규수업외에 한시간 정도는 더 봐주시더라구요.
그 시간은 그날 배운걸 확인해서 못하면 알때까지 더 시켜서 보내준다거나 숙제를 다 해서 돌아가게 한다거나...
그래서 아이들이 시험을 못보면 그냥 시험지를 받아서 오는게 아니라 남아서 재시험이 합격할때까지 있으니깐 알아서 자동으로 하는거 같아요..
제가 밥 먹는거에는 민감하거든요.
애들 밥 챙겨주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예전에 이모님을 모실때도 다른 건 필요없고 아이들 간식이랑 식사를 잘 챙겨달라고 할 정도예요~
그래서 학원 상담중에 그렇게 남아서 하다보면 아이들 식사를 어떻게 하냐고 물어봤더니 조금 당황하시더라구요.
저같은 사람이 없었나봐요.ㅡㅡ;;
보통은 식사 안하고 남아서 다 하고 집에서 먹거나 아님 너무 많이 남았으면 집에 가서 밥먹고 와서 하라고 하시는데 애들 대부분이 그냥 다 하고 간다고..
중간에 엄마가 도시락을 넣어주거나 아이들이 잠깐 편의점에 나가서 먹고 들어온다고 하는 곳도 있었는데
장기간 다닐거라 생각하고 그건 못할거 같아서 거긴 안보내고 있어요.
암튼 어떻게 생각하면 초등학생을...이럼써 불쌍하게 볼 수도 있지만 분위기가 면학분위기인건 좋은거고
시키는 정도는 엄마가 소신을 가지고 아이에 맞게 진행하면 되는 거라 저랑 아이들 둘 다 만족하고 있어요~
그리고 워낙에 아이들이 많고 학원에 데려다주러 다니시는 어머님들이 많아서 길거리나 밤거리도 안전하다고 느껴졌어요.
밤에도 가방 매고 다니는 아이들이 직장인들보다 훨씬 많게 느껴지더라구요.
단점으로는 위에 언급했던 과밀학급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인지 학년이 올라가는데 반도 한학급씩 늘어나더라구요.
저희도 전학을 왔지만 아무래도 담임선생님들 노고가 장난아니실거 같아요.
그래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죠~~^^
여름방학 끝나고 그때쯤부터해서 학군에 따라 이사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거 같아요.
전학 생각하시는 분들께 혹시나 도움이 될까하고 이밤에 정리가 안되도 끄적끄적 해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라 오해는 안하셨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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